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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꽁지머리야!

작성일
2005-04-28 00:00
작성자
최*수
조회수
2117
첨부파일
중학교 때 일이다. 이발소에 갔는데, 면도사 녀석의 솜씨가 왕 초보다. 내가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당하고만 있는 중에 주인이 "면도는 이렇게 하는거야!" 하더니 칼을 대신 잡았다. 내 뺨과 입술을 이리 당기고 저리 당기면서 시범을 보이고, "거품이 없는 곳은 물을 찍어 바르는거야!" 하고 그 신참 녀석에게 칼을 넘겨 주었다. 턱에서 칼이 왔다 갔다 하니 말도 못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내가 돈을 받아야 되는거 아닌가 생각했으나, 이발료는 내고 나왔다.

그후 나이가 든 후의 일이다. 그 이발사는 열심히 깎아대고 있었다. 마침 날씨도 무덥고 한 때라 "더 짧게!" 다시 "더 짧게!" 하고 주문했더니, 단 칼에, 아니 단 가위에 정수리의 머리카락을 날려 버리고 이발을 끝냈다. 이 작자가 이발료를 받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역시 돈은 받았다.

창원으로 도청이 이전되고 그 신도시가 아직 어수선할 때, 금속학회가 그 곳에서 열렸다. 면도기를 챙겨 가지 못했고, 근처에 구멍가게도 없어서, 새벽에 호텔 이발소에 들렸다. 남자 이발사 한놈 밖에 없는데, 분주하기 짝이 없다. 면도만 했는데 이 작자가 비굴한 웃음을 띠우며 "여자 면도사가 아직 않 나와서~" 하면서 이발료 1만원(지금 돈 10만원)을 요구했다. 속으로 아~ 여기는 여자 면도사가 그 짓거리 해주는 값까지 정가에 포함되 있구나하면서 돈을 주었다.

그후 경제발전과 함께 이발소는 퇴폐와, 망쪼의 길을 본격적으로 들어 섯다. 중학교 때의 생각대로 이 불가촉 천민들과의 접촉을 끊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굳어졌다.

이발소 만이 그런게 아니고, 한국인은 셈이 흐리다. 조발, 면도, 세발을 별도로 셈을 하자는 생각을 가진자는 치사한 인간축에 든다. 나는 이런 흐리멍텅한 나라가 싫은데도 아직도 참고 살기는 산다.

이발소에 가지 않은지 벌써 수십년이 되었다. 앞머리는 내가 자르고 뒷머리는 아내가 다듬었다.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지는 몇 년 안된다.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풍토에서 참으로 어려운 일을 나는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에게 머리를 깎으라는 매우 불쾌한 충고를 하는자들에게 좋게 응대해 왔으나, 여기서 할말은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아래 글을 쓴다.

"너는 산뜻하게 이발 잘 한다. 이거냐? 그래 소독한 면도칼! 그러니까 매독균, 에이즈 바이러스 시체가 붙어 있는 면도칼로 면도를 하고도 지금 기분이 좋다 그거지? 너 좋은 짓거리 너나 해라!" 이것이 남의 일 참견하는 자들에게 주고 싶은 나의 대답이다. "아무거나 주물르는 여자에게 그 짓거리도 시켯을 것이고, 그 손으로 발라주는 화장품을 칼자국 상처 투성이의 낯짝에 발랐다?" 참으로 끔찍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내 뒷머리가 단정해서인지 매일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빗지 않느냐고 비아냥 거리는 자도 있다. 나는 머리 기르기 전에 커트하려고 몇번 미용실에 간 적이 있으나, 가열된 염색약 냄새가 여성 체취, 화장품 냄새와 뒤 석긴 냄새가 싫었고,, 이제는 커트 할 일도 없으니 염려하지 말아라.

분석하기도 바쁜데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맙시다. 이것이 내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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