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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스위스자유여행기3

작성일
2011-02-04 00:00
작성자
차*기
조회수
2466
첨부파일
<제11일> 9/23(목) Milano 전일관광
호텔 아침식사후 밀라노관광안내는 딸아이가 도맡아서 해주었는데 일년여 사이에 이태리어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사람과 접촉없이 현지인들과 어울린 덕분일가? 먼저 밀라노의 모든 길은 두오모에서 통한다는 두오모성당앞에서 8시반에 모여서 관광일정을 시작. 바로 앞에 있는 비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 기념쇼핑가를 둘러보고 미리 예약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원작을 보기위해 그라치에성당을 찾았다. 벌써 많은 관광객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인기를 실감했는데 전시실 멀리에서 보는 최후의 만찬그림을 보니 예수님 당시의 신비스런 모습을 조금은 느낄 것 같았다.
이어서 카도르나역앞에 있는 Sforzesco 성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성채의 규모가 컸고 주위에 방어용 해자를 설치해서 성곽기능은 동서양이 비슷한 점을 느꼈다. 분수대 주위엔 이태리젊은이들이 과감한 애정표현도 불사해 시선을 돌리기도 하고... 딸아이가 살고 있는 S. Ambrogio 의 아파트구경, 그리고 인근의 고색창연한 옛 성당인 산탐브로지오 성당구내에서 벽에 새긴 중세의 부조들을 보니 중세 기사들의 모습도 보이고 고문 장구나 무기등도 보여 중세시대를 실감나게 하기도 했다.
밀라노 시내는 대부분 5~6층 건물로서 전체적인 시가지의 스카이라인은 다른 도시와 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시외곽으로 버스를 타고 나가니 변두리엔 아파트단지들이 조성되고 있었고 개중엔 우리의 주공아파트같이 고층아파트들도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아파트 발코니엔 빨래를 널어놓아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것이 아마도 여기선 아파트하면 비교적 서민층이 이용하는 듯해서 호화아파트의 우리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저녁엔 우리초청으로 딸아이가 지나는 아파트 여주인가족과 함께 아파트건너편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다. 교편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60대후반의 여주인과 명품회사에 다니는 셀레네따님은 딸아이와 한살차이 친구로서 이태리식 식사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미리 인사동에서 가져간 양반탈, 쌍합을 선물로 주었는데 진심으로 선물을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사람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한다. 은퇴후 따님이 지나던 방들을 세주고 연금과 함께 인근의 상점임대로 넉넉히 지난다는 그들의 생활에서 우리도 따라 가는 지구촌의 사람사는 모습은 대부분 같은 점을 다시금 느꼈다.
주인의 양해아래 아내는 딸아이의 큰방에서 하룻밤을 함께 하기로 해서 나혼자 호텔로 돌아왔다.


<제12일> 9/24(금) Milano → Como로 이동 및 관광
먼저 산탐브로지오에로 가서 가족과 만나 딸아이의 VISA관련 문의차 Turani에 갔다가 우린 관광차 카도르나역에서 바로 Como로 향했다.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산세가 높아지고 알프스설산이 저멀리 보이는 가운데 40여분만에 드디어 꼬모에 도착했다. 우리의 춘천호반같이 호반도시인데 설산에서 내려온 눈녹은 물이 만들어낸 호수여서 매우 맑았다. 손에 닿는 감촉은 차고 맑은데 백조가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길가에 있는 예쁜 카페에 들러 먼저 점심식사를 했는데 어째 너무 기름진 음식을 시켰던지...맛이 별로네??
호수주위를 둘러싼 인근 산이 워낙 높아 코모 두오모 인근에 있는 푸니꼴라레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기로 했다. 벌써 100년전에 이런 시설을 만들었다니 건설당시의 웅장한 기어 톱니바퀴가 우릴 맞이한다. 우린 당시에 갓쓰고 소몰고 했던가???
푸니꼴라레정거장에 내려서 주위 시원한 전망을 구경하다가 오솔길을 계속 오르는데 마침 공동묘지가 있어서 호기심에 둘러보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납골당하며 바닥에 모신 평묘등 이 세상과는 다른 영묘의 고용한 분위기속에 어느 중년신사숙녀가 참배차 왔다가 떠나간 뒤에 아무도 없는 적막감이란...생과 사는 이렇게 함께 있는 건가? 이렇게 바삐 살다가 저렇게 떠나가는 것이 인생일가? 생각하며 세상일을 잠시 잊어보았다.
우거진 숲을 지나 계속 오르는 산속 오솔길이 끝나는 지점정상에 등대가 서 있었다. 문앞엔 명판에 VOLTA라고 있어서 바로 유명한 전기과학자인 볼타가 여기서 등대지기를 했단다. 그이름을 따서 전압단위를 볼트라 했는데 등대앞에서 보는 알프스줄기의 조망은 탁월해서 가까이 설산이 도열하고 발아랜 호수가 휘어져 흐르고..이른바 절경이었다.
그런데 그좋던 날씨가 구름이 몰려오면서 흐려져 서둘러 내려오는데 어느 저택담에 드리운 담쟁이의 붉은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발을 멈추게도 만들고..
꼬모를 뒤로 하고 밀라노 시내로 돌아오는데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을비를 받으며 일식집 제노바로 가서 오랜만에 생선회 등을 실컷 즐겼다.

<제13일> 9/25(토) Milano→Zermatt로 이동(Swiss)
아침에 호텔에서 서두른 덕분에 첸트랄레역에서 유로스타열차로 출발했다. 이태리 국경인근도시인 Domodosola를 지나니 스위스경찰이 차내검문을 하고 이어 스위스 교통의 요충지인 Brig-Gils에서 내려 체르마트로 가는 빨간색 마터호른 고타드반으로 갈아탔다. 벌써 서늘한 기온을 몸으로 느끼며 비가 오락가락하는 속에 공기는 매우 신선해서 마음껏 숨을 들이켜보았다. 마침내 5년만에 다시 스위스에 오게 되누나하는 감회가 앞서고 차장으로 보이는 알프스의 목가적인 풍광을 보며 역시 스위스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주차장이 있는 태쉬를 지나 드디어 체르마트에 도착하니 점심때.. 먼저 예약했던 아스토리아호텔을 찾으니 아기자기한 교회당뒷편.. 체크인해보니 크진 않지만 5성이라 시설도 훌륭했다. 짐을 맡기고 점심은 번화가인 반호프스트라쎄 길가의 예쁜 레스토랑에서 독특한 스위스의 현지 소세지를 주문했는데 아내도 맛에 감탄... 우리에겐 이태리식보다 스위스식이 입맛에 맞는 것 같았다.
길지 않은 반호프길을 오가며 꽃화분으로 창가를 장식한 예쁜 호텔이나 상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교회당 뒤편엔 자그마한 공동묘지가 잘 꾸며져 있는데 이곳 현지인과 여기서 조난당한 유명산악인이란다. 잠시 이름들을 살피다가 다리에 이르니 남쪽 하늘에 마터호른 봉우리가 정상을 구름에 가린채 드러낸다. 맑은 날엔 여기서 보는 마터호른 전경이 일품이라는데 흐린 날씨가 아쉬웠다. 빙하물이 녹아 흐르는 Vispa개울길을 따라 남으로 올라가니 클라인마터호른 케이블카정류장엔 흐린 날씨라 빈 케이블이 계속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어서 개울길옆으로 난 Zmuttweg 트레킹길을 따라 잠시 오르다. 오른편 산아래 언덕엔 초원이 펼쳐지는데 이름모를 잔잔한 꽃들이 초원을 장식하고(알프스소녀 하이디가 생각나다) 왼편엔 발아래로 빙하개울길이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 뒤돌아 체르마트시내를 보니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바알간 지붕들이 나지막한 그림같은 전경이 펼쳐지고 ..정말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감탄하다..
이제 사방은 어둑하고 물안개가 드리워서 내려와 시내에서 저녁식사후 호텔로 일찍가 쉬다. 스위스의 첫날밤이 조용히 드리운다.


<제14일> 9/26(일) Zermatt관광 (Gornergrat 전망대: Matterhorn)
클라인마터호른으로 가서 마터호른을 보렸으나 날이 조금 흐려 풍광이 좋다는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가기로 했다. 반호프거리는 7도로 서늘한 기운이 어깨를 스미다. 단단히 껴입고 체르마트역앞에 있는 고르너그라트반 산악열차편으로 오전 10시경 출발했다. 벌써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일본인과 중국단체관광단이 보였으나 상대적으로 한국인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것도 국력의 차이인가??
핀델바크 첫역으로 올라가는 차창에서 보이는 체르마트시내를 보고 연신 디카를 눌러대는 관광객속에서 나도 동참.. 이어서 리펠알프역, 리펠베르크역을 지나니 점차 클라인 마터호른연봉이 눈속에 부시고 고도가 확실히 높아짐을 느꼈다. 이글루가 있다는 로텐보덴역을 지나 드디어 고도 3089m의 고르너그라트 정상!!
여긴 영하 3도여서 하얀 입김을 내불며 조그만 교회당을 지나니 건너편엔 노르덴트 4609m, 리스캄 4527m, 브라이트호른, 클라인마터호른 등 4000m 이상의 연봉사이로 거대한 고르너, 그렌즈빙하가 쌓여있고 입벌린 거대한 크레바스 아래로 조금씩 흐르는 듯.. 중간에 고인 조그맣고 파란 빙하호수가 햇살에 반짝였다. 정상위 바위까지 올라가 쌓인 눈을 맛보고 던져보기도 하고...기념사진을 주고받고 하다보니 구름이 갑자기 북쪽에서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주위가 구름에 휩싸였다. 레스토랑에 들어가 빵과 뜨거운 커피에 몸을 녹이고 3000m 증명사진도 받고..정말 스위스에 온 느낌이었다.
오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리펠베르크역으로 내려갔다. 날이 맑으면 트레킹하며 내려오고 싶었는데..리펠베르크에 오니 주위는 온통 구름속으로 한치 앞이 안보이네.. 우리만 내린 이곳은 마터호른이 물위에 맑게 비친다는 리펠제라는 호수가 유명한 곳인데 앞을 헤치며 근처까지 가서 이정표기념사진만 얻고 말았다. 이런 구름속을 걷기는 난생처음인걸하며...
다음 리펠알프역에서 내렸는데, 원래는 바로 내려가서 체르마트를 떠나 오늘중 스위스의 로카르노로 가거나 이태리 밀라노로 가려 했는데 그만 여기 체르마트가 너무 좋아 하루 더 체류하고 아내와 흔쾌히 내일가기로 했다.
여기오니 마침 구름 한점없이 맑았다. 그륀제호수까지 하이킹을 가는데 서너명의 현지 젊은이들뿐 벌써 여긴 가을단풍이 한창이었다. 캐나다의 단풍도 이럴까하며 걷는 하이킹코스는 그야말로 절경이 이어지고 있었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뒤섞여 노랑, 파랑, 붉은 색의 단풍을 자랑하고 기암괴석이 주위에 널린 모습은 선경이라 해도 틀림없을 것 같았다.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이한 절경과 비슷해서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감탄하면서 한참 가니 근사한 산장아래 그륀제호수가 나타났다. 생각보단 크지 않은 호순데 같이 가던 젊은 이에 물어보니 아직 갈수기여서 물이 줄었단다. 물속은 매우 투명해서 손을 넣어보니 벌써 시린 느낌으로 가을이 깊어감을 느꼈다. 다시 리펠알프역에 돌아와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반대편으로 향하니 스키산장겸 5성급 호텔이 보였는데 여기서 마터호른이 가장 잘 보인다는 곳으로 조그만 교회당도 보이고 아직은 스키철이 아니어서 10월부터 개장한단다. 여기도 못지않은 절경으로 자연을 즐기며 사는 유럽인들의 여유를 잠시 엿볼수 있는 것 같았다. 수림대로 이루어진 숲속길을 걷다가 벌써 조금씩 어둠이 내리고 핀델바크역에 도착하니 우리만 있는 산악열차속에 중국인 젊은 남녀가 오른다. 내려오니 6시40분.
한결 서늘해진 저녁엔 예의 레스토랑에서 따끈한 퐁듀와 소세지를 맛있게 먹고 다시 호텔에 들어갔다. 체르마트에서 이틀밤인가..언제 다시 올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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