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 기술의 융합(convergence)은 두 가지 기술이 모여서 하나의 기술을 이루는 것을 흔히 말한다. 가령 카메라와 핸드폰이 결합하고, MP3와 라디오가 결합하는 것과 같은 예는 오늘날의 IT 기술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학문 간의 융합은 학문들이 혼합되어 거대한 학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문 간에서 특정한 요소를 취한 중간 학문이 새롭게 탄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융합”이라는 말을 유행어로 만든 계기는 디지털 컨버전스였다. 이 컨버전스는 TV나 라디오와 같은 방송, 전화, 컴퓨터, 영화나 게임과 같은 오락, 출판과 인쇄라는 서로 다른 매체가 인터넷이라는 웹 환경에서 융합한다는 의미이다. 인터넷은 모든 매체가 수렴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통합의 환경을 제시하는데, 이것이 IT 융합이라고 서울대(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는 말하였다.

○ 아울러 BT는 그 자체가 생물학과 기술의 융합 결과로서 20세기 분자생물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 게놈 계획의 로고는 이 프로젝트가 생물학, 물리학, 윤리학, 정보학, 공학, 화학의 융합에 의해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NT는 화학, 물리학, 공학이 융합된 학문이다. 최근에는 IT와 BT가 융합된 IBT(BIT), BT와 NT가 융합된 BNT(NBT), IT와 NT가 융합된 INT(NIT), 그리고 IT, BT, NT가 융합된 IBNT(BINT, NBIT)라는 개념도 종종 사용된다.

○ 다음의 그림과 기술되는 내용은 2006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유경만 박사의 “융합기술분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과 2007년 Study Business 차원용 소장의 박사학위 논문인 “A Study on BT-centric Converging Technology Types and Development with IT and NT”에서 발췌하여 인용한 IT, BT, NT의 융합 유형들에 대한 것으로서 4개 영역에서 총 7가지의 융합기술을 엿볼 수 있다.

○ 첫째, ①번 영역에서는 IT 산업을 기반(중심)으로 BT가 융합되는 IBT 융합기술과 BT 산업을 기반으로 IT가 융합되는 BIT 융합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성장성과 수익성의 측면에서 유망한 14개 융합기술 중에서 IBT(BIT)에 해당되는 5가지 융합기술은 다음과 같다.

<그림 파일 참조>

○ 1. 바이오 인포매틱스(Bioinformatics)는 생명현상 관련 연구에서 나오는 정보를 수집, 관리,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2. 휴먼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는 생체정보를 이용하여 인체정보를 획득하고 처리하며, 감성을 인식하고 표현하며, 뇌파를 이용하여 컴퓨터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기술이다. 3. 바이오 메트릭스(Biometrics)는 지문, 성문(voice point), 홍채(iris), 근육 등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하여 암호 추출과 유출 방지를 위해 정보관리, 암호화, 인증 등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 4. 바이오 컴퓨팅(Bio Computing)은 디지털 전자회로 대신에 DNA와 효소를 이용하여 연산을 수행하거나 분자를 직접 취급하여 DNA 데이터의 입출력이 가능하고, 에너지 소비가 극히 적은 신개념의 생물학적 분자 컴퓨터 기술이다. 5. 바이오닉스(Bionics)는 인체를 인공적으로 만든 재료나 장기로 대체하거나 인간의 마음이나 정서를 컴퓨터의 정보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 IBT 융합기술의 예로서 생체신호 인식 무언의 휴대폰 개발을 들 수 있다. 미국 Texas Instrument 사의 마이크로콘트롤러 기술을 이용한 오디오(Audio) 기술을 개발해 말없이 통화할 수 있는 휴대폰(voiceless phone) 또는 무언의 폰(silent phone)을 Ambient Corporation 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음악회나 예배, 수업시간과 같이 휴대폰 통화가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말소리”를 내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통화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 BIT 융합기술의 예로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진행되면서 BT와 IT가 결합된 기술분야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인간 게놈의 해독이 완료된 이후 생물정보학을 비롯한 BT, IT 융합기술이 21세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 BIT 융합기술의 다른 예로서 미국 UC Berkeley 대학 연구원들은 원격 휴대폰 현미경 (Remote Cell Phone Microscopy)인 모바일 현미경을 이용하여 본인의 혈액 세포 영상을 찍어 원격으로 병원이나 의사에게 보내는 원격의료 시스템(telemedicine)이나 U-Health의 기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IT 기반은 강하지만 BIT의 역사가 짧아 정보의 양이 부족하고, BIT 분야의 전문가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다만 최근 들어 생물정보학 분야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일부 대학에서 시작되었으며, LG 생명과학, SK 등 일부 대기업이 BIT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강점을 가진 기술과 연계하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 IT, BT, NT를 중심으로 한 융합기술은 신산업의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개발되는 발원지로 무한한 가치창출이 가능하며, 융합기술에 의해 창출되는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앨빈 토플러는 “한국은 IT와 BT의 융합을 바탕으로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해야 하며, 한국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가 있다.